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통관 단계에서 막힌 밸브 – 수출입 절차의 복병

by hoyadad 2025. 4. 4.
반응형

황동 밸브 500세트를 수출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서류도 이상 없고, 제품 사양도 사전 승인을 받았으며, 포장부터 적재까지 깔끔하게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수입국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통관이 보류됐습니다. 성분 표시가 누락되었고, 현지 인증이 부족합니다.”

‘그깟 통관 절차가 뭐가 어렵겠어’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수출입 절차의 복병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습니다.


소방용 황동밸브

통관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다 – 하나라도 틀리면 ‘보류’

밸브나 커플러 같은 주물 제품은 금속 성분, 제조 방식, 사용 압력 등 기술 정보가 핵심입니다.
특히 중동, 동남아, 남미 국가들은 최근 제품 안전성과 인증 요건을 강화하고 있어서, 단순 서류만으론 통과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례의 핵심 문제는 두 가지였습니다.

  • 1. 성분 미표시: 제품 외부 또는 서류상에 사용된 황동 재질의 성분(BS, JIS, ASTM 기준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 2. 인증 부족: 해당 국가에서 요구하는 방염 또는 수압 관련 인증서가 누락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수입국 관세청은 제품이 건축 설비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기술 규격 인증서 또는 테스트 리포트를 추가로 요구했습니다.


실제 통관 보류의 흐름

  1. 수입 신고 접수 → 세관이 수입자(바이어)에게 기술자료 제출 요청
  2. 수입자, 우리 측에 자료 요청 → 제품 성분표, 시험성적서 등
  3. 자료 제출 후 검토 → 성분 기준에 대한 공식기관 인증이 없어, 추가 시험 요구
  4. 현지 기관 시험 지연 + 보관료 발생
    → 통관 지연 + 창고료 발생 + 바이어 불만 폭증

결국 제품은 10일 넘게 항만에 묶여 있었고, 바이어는 계약 취소를 고민할 정도로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비용 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무역은 ‘신뢰’의 속도 싸움인데, 통관에서의 지연은 그 신뢰를 무너뜨리는 강력한 변수였습니다.


통관 문제를 줄이기 위한 사전 조치 팁

  1. HS 코드와 정확한 제품 분류 확인
    • 밸브의 종류에 따라 8409, 8481, 7307 등 코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기계용, 배관용, 소방용 분류가 미묘하게 다릅니다.
  2. 성분표, 테스트 리포트 사전 준비
    • 황동 재질의 경우, ASTM B62 또는 JIS H5120 등 국제 기준에 따른 성분표가 있으면 유리합니다
    • 가능하다면 현지 인증기관 또는 국제 인증기관 발행 서류 확보해야 합니다.
  3. 수입국 규격 및 인증 요구사항 사전 조사
    • 예: 중동 → SASO, GCC 인증 / 동남아 → SIRIM, COA / 남미 → INMETRO 등
    • KOTRA, 트레이드맵, 바이어 피드백 등을 통해 조사 가능합니다.
  4. 제품 외관에 식별 가능한 성분 스탬프 또는 라벨 부착
    • 눈에 보이는 정보가 있으면 세관에서 판단이 쉬워져 통관이 빨라집니다.

실무자의 교훈: 통관은 제일 마지막이지만, 제일 중요하다

많은 무역 초보자들이 “선적하고 나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통관이 되어야 진짜 거래가 끝나는 것입니다.

특히 밸브, 커플러 등은 기술 규격이 민감한 산업용 품목이기 때문에, 수입국의 기술규제 또는 위생/안전 관련 규정에 따라 통관이 길게 지연되거나 반입 자체가 거부될 수도 있습니다.

 

                    “서류와 제품만 완벽하면 통관은 자동이다.”

                         이 말은 절대 진리가 아닙니다.

             수입국의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통관을 결정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수출 초보자가 가장 어려워하는 무역 결제 방식,
“신용장(L/C) 거래, 진짜 안전한가요?”라는 주제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은행이 서류를 거절하는 이유, 대금이 막히는 상황… 실무 사례로 파헤쳐봅니다.

 

 

무역 중급 시리즈

반응형